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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ay Art 내면의 아름다움

김원자 2009. 7. 28. 02:46

X-Ray Art 내면의 아름다움

  • 미술 문화 산책|2009/01/07 11:35

 

1895년 11월 8일 독일 과학자 빌헬름 뢴트겐이 실험 도중 우연히 투과성 있는 미지의 광선을 발견함으로써 X-선이 인류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로서 대상 물체에 손상이나 고통을 주지 않고 내부를 볼 수 있는 꿈 같은 일이 이루어 졌다. X-선이 물체에 흡수되는 원리는 주로 광전효과에 의해 생긴다. X선의 흡수율은 피사체의 원자번호의 세제곱에 비례하고 X선 에너지세기의 세제곱에 반비례한다. 이에 따라 두께가 두껍거나 밀도가 높은 부분에서는 X-선 흡수가 많아 사진에서 희게 보이므로 영상이 생기게 된다. X-선이 의료, 공학, 물리학 적으로 워낙 집중적으로 이용되다 보니 그 이외의 용도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잘 이용하면 우리 주변 물체들의 내부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이상적이다. 새로운 예술의 한 분야가 될 수 있다.

 

 

 

장미의 외면의 아름다움은 우리 눈에 익숙하다. 하지만 X-선 영상으로 보면 새롭기 그지 없다. 겹겹이 꽃잎에 둘러싸인 씨방과 수술이 낯설기까지 하다. ‘불꽃’이 타오르는 느낌. 장미의 내부에 담긴 열정과 욕망이 드러난 컷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자연은 원래 곡선이다. X-선을 이용해서 호접란(나도제비난)을 촬영해보았다. 꽃 잎에 가려진 분방한 곡선이 아름답다.

 

 



비엔나에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키스'를 본 적이 있다. 화폭에 가득한 황금색과 남녀의 찬란한 포옹에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이었다. 망연한 눈길을 그림의 아래 부분으로 내리는 순간 작은 꽃잎들을 보고 소스라쳤다. 아름다운 배경이 되어준 꽃들이 있어서 남녀의 포옹이 돋보인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때 그 느낌으로 꽃들을 촬영해보았다.

 

 



가만 보면 따르는 쪽과 받는 쪽의 상황이 다른 것 같다. 수평과 수직.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사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문제를 던지는 쪽은 차분한 수평인 반면 문제를 받는 쪽은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하트 모양으로 둘러 싼 장미의 테두리 안에서 서로가 숨긴 마음 없이 와인으로 축배를… X-선으로 상대방의 내면을 보는 것과 같이 서로 깊이 이해해주는 마음이 되기를...

 

 



환자 진료에 매달린 의사생활 20년이 넘으니 자아의 실체에 대한 생각이 점차 든다. 잠시 틈나는 시간에 한잔의 와인을 가득 입에 머금고 X-선으로 초상화를 촬영하여 보았다. 한잔의 와인을 머금은 영혼 속으로 붉은 와인 향기가 퍼져 가는 것 같다.

 

 

 

자료 출처_정태섭_연세의대 교수 및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