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서 꽃피는 생활디자인

2009. 7. 23. 19:04카테고리 없음

미술관서 꽃피는 생활디자인

  • 미술 문화 산책|2008/04/23 14:15

 


잘 나가는 디자인 상품들 '모마 스토어'서 시작됐다

 센스 있는 선물은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달한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선물하면 안된다. 너무 비싸면 상대방이 부담을 갖고 너무 평범하면 기억하지 못한다. 저렴하면서도 개성있는 선물이야말로 상대방에게 확실한 기억을 남기는 것. 여기에 딱 맞는 선물이 바로 '디자인 상품'이다. 재미난 형태와 다양한 기능으로 주는 이, 받는 이 모두 흐뭇하게 만들어주는 디자인 상품들. 디자인 상품의 세계적인 흐름은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MOMA 이하 모마)에서 시작됐다.

· 뉴욕 현대미술관 최고 인기 코너

6년 만에 다시 찾은 모마를 이번에는 제대로 즐긴 것 같다. 모마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준 곳은 미술관 1층의 디자인 스토어. 장난감 가게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아이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기자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지난해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코너로 디자인 스토어가 선정됐다.

미술관에 붙어 있는 기념품 가게에 뭐 그리 열광하냐고? 모마 디자인 스토어의 정체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모마 디자인 스토어는 단순한 기념품 가게가 아니다. 디자인과 생활이 만난 최첨단 '리빙 아트'가 꽃피는 현장이자 리빙 디자인의 명품 전시관이다.

기자가 방문했던 날, 전 세계에서 찾아온 여행자들로 북적거렸다. 상품을 들어 올려 한참을 쳐다보는 사람부터 키덜트(어른을 위한 장난감) 코너에서 폭소를 터트리는 젊은이들까지 모두 즐거운 모습이었다.

기자는 주방용품 코너로 먼저 갔다. 파스텔톤의 큐빅 상자에서 끈을 잡아당기면 주방용 시계가 튀어 나오고 사람 손 형상을 닮은 조각품은 샐러드를 섞는 국자란다. 주방 용품을 좋아하는 주부들에겐 영원한 로망이라는 알레시의 주방용품 시리즈는 '역시'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알레시의 거미 모양의 쥬스 용기를 비롯해 사람 몸통 모양의 커피 메이커, 꽃 모양의 바구니는 모마 디자인 스토어가 대표 상품으로 자랑할 만한 것이었다.

퍼즐로 이루어진 와인랙과 말랑말랑한 설겆이 고무통, 인덱스 도마는 누구라도 탐낼 만하다. 쳐다보고 있자니 이 모든 걸 통째로 가지고 오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미술관의 디자인 스토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칸딘스키의 작품이 녹아 있는 물컵과 피카소의 그림이 그려진 컵 받침도 판매 리스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상품들이다. 모마 디자인 스토어에는 기발한 주방용품을 비롯해 문구류, 장난감, 생활소품과 의류, 가방에 이르기까지 1천여 개의 디자인 소품이 관객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유머· 기능성이 디자인 소품 생명

모마 디자인 스토어는 이제 전 세계 스타급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작품을 올리고 싶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 곳에 입점하려면 모마의 전문 큐레이터들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모마 디자인 스토어 마케팅 담당자인 마틴씨는 "모마에 입점하려면 혁신적이고 뛰어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기능성과 유머러스함의 3박자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적으로 아무리 멋져도 기능이 떨어지면 모마에선 디자인 상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으며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즐겁게 해 주는 유머의 요소도 모마 심사에선 높은 기준을 차지한다.

그는 "관객들이 미술관에 점점 더 많은 체험을 요구하고 있는 데 비해 소장품을 만지게 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이런 점에서 모마 디자인 스토어는 미술관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모마 디자인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제품에는 디자이너의 이름과 디자인된 연도, 제작 사연 등을 함께 전시하고 있으며 처음 만든 제작사의 것만을 정품으로 인정하는 등 디자인 제품을 예술 작품으로 다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모마는 미술관 1층 본점을 비롯해 뉴욕 시내 소호지역에 디자인 상품 스토어를 새롭게 오픈했으며 2007년 일본 도쿄에 모마 디자인 스토어 해외 분점을 열어 세계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에 앞서 2006년 한국에 모마 디자인 상품 온라인 스토어를 열어 한국인들에게도 모마 디자인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자료 출처_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