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도 '훌륭한 미술관'이 될 수 있죠"
2009. 7. 28. 01:53ㆍ카테고리 없음
- 미술 문화 산책2008/07/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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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음식점 전시회' (울산=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지난 11일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의 한식당 '조피나 메밀묵'에서 울산 출신 서양화가 김상만 화백의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stnsb@yna.co.kr |
서양화가 김상원씨, 울산서 이색 '식당 전시회'
(울산=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울산 출신의 서양화가가 고향 울산의 한 음식점에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알리는 전시회를 열고 있어 이곳을 찾는 손님과 미술 애호가들에게 줄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울산시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한식당 '조피나 메밀묵'에는 지난 11일부터 울산 출신 중견급 서양화가 김상원(51) 화백의 작품 37점이 식당 칸막이나 벽에 전시돼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곳에는 김씨가 과거 여러 차례의 개인전에서 공개했던 작품들과 올해 새로 그린 작품들이 반반씩 섞여 걸려 있다. 그림 소재는 대부분 국내 명산이나 소나무, 꽃 등 자연물.
깎아지른 듯 웅장하게 솟아오른 설악산 비선대와 경주 소나무 그림 등 김 화백의 대표작들 주위로 손님들의 웃음소리와 음식 냄새가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꽤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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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전시회' 연 김상원 화백 (울산=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지난 11일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조피나 메밀묵' 한식당에서 자신의 전시회를 열고 있는 울산 출신 서양화가 김상만 화백. stnsb@yna.co.kr |
미술작품 전시라면 보통 웅장하게 지어진 미술관이나 격식을 갖춘 화랑 등의 하얀 벽면에 조명을 받으며 걸려 있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김 화백에게 그 같은 '권위적 장소'는 큰 의미가 없다.
"그림이 꼭 미술관에만 전시돼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작품이 어울리고 사람들에게 공유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라도 좋다고 봅니다. 이 식당을 둘러보세요. 지금은 제 그림들이 걸려 있지만 저것들이 없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허전할까요. 잘 어울린다는 얘기죠. 그림을 걸 만한 장소만 있다면 찜질방에서도 전시회를 할 수 있는 겁니다."
대형 전시관에서 숱하게 전시회를 열어 본 경험이 있다는 김씨는 "작품 전시를 위해 지어진 미술관이 종종 작품만을 위한 '특권적 장소'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며 이처럼 권위를 과감히 탈피한 전시회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림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그림을 위해 조명을 배치하며, 그림을 위해 전문가를 고용하죠. 이처럼 미술관에서는 그림이 주인입니다. 따라서 미술관은 '그림을 위한 특권적 장소'라 볼 수도 있죠. 하지만 이곳 식당에서는 보는 사람이 주인입니다. 밥을 먹다 고개를 돌려 그림 한 번 보고, 그러면서 즐거워하는 거죠. '격이 떨어진다'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림은 누군가 봐 줘야 존재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김상원 화백은 1957년 울산에서 태어나 중학교 3학년이던 1972년 울산의 한 다방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으며 이후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인전 6차례, 각종 공모전 입상, 기획.초대전 출품 등의 경력을 쌓았다. 그는 현재 서울에서 전업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료 출처_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