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가상장례식서 유언, “재미있게 잘 놀다간다.”

2009. 7. 28. 03:19카테고리 없음

 


 “한 판 놀이였다. 재미있게 잘 놀다간다.”

 스스로 ‘화수(畵手)’를 자처하는 조영남이 파격적인 장례 퍼포먼스를 갖고 유서를 미리 공개했다. 21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서울 C.T 갤러리에서 열린 ‘요셉 보이스와 영남 보이스 전(展)’ 오프닝 행사장.

 이날 전시회장에서는 일상적인 오프닝 세리머니 대신 조영남의 가상 장례식이 펼쳐졌다. 나무로 짠 관 속에는 조영남이 직접 제작한 똑닮은 마네킹이 누워있고, 평소 그와 친분을 나눴던 가수 송창식, 김세환, 방송인 이상벽, 최유라 등 100여명의 지인들이 전시회장을 가득 메웠다. 가수 이문세 등 후배들이 관을 들었고, 이철수 교수(서울대 법대)가 유서를 대독했다.

 조영남은 유서에서 “나는 원단 이기주의자였다”며 “타인으로부터 추모를 받을 만한 인물이 못된다”고 삶을 회고했다. 이어 “내 시체를 발견하는 사람은 발견 즉시 담요나 이불에 둘둘 말아 곧장 화장터로 가서 태우라”며 “거기서 남은 유해는 영동대교 위에 뿌려달라”고 부탁했다.

 조영남은 유서의 핵심은 유산이라면서 “재산의 4분의 1은 죽을 때 내 옆에 있는 여자가 갖고 나머지 4분의 3은 아들 둘과 딸 한 명이 똑같이 4분의 1씩 나눠가져라”고 밝혔다. 장례식은 지인들이 미리 마련된 화투를 가상 시신 위에 뿌리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또 이문세는 “세계 최초로 귀신과 듀엣을 선보이겠다”면서 조영남의 피아노에 맞춰 ‘그대 그리고 나’를 함께 불렀다.

 이날 퍼포먼스에 대해 조영남은 “내가 죽어서 백남준의 친구이자 스승이었던 요셉 보이스(작고)를 만나러 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요셉 보이스와 영남 보이스 전’은 현대미술의 신화적 존재로 일컬어지는 독일의 행위예술가 요셉 보이스(1921~1986)와 “예술은 개뿔이다”라고 주장하는 조영남의 작품세계가 어우러진 2인전이다. 독일 에센의 클로제갤러리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에는 요셉 보이스의 회화, 판화, 오브제, 영상 등의 작품 21점을 비롯해 각종 도록과 포스터, 사진자료 등이 전시된다. 조영남은 화투와 태극기 그림 등 대표작 20점을 출품했다.

 전시장은 자정까지 문을 열어 오후 7시부터는 와인파티를 즐기며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조영남은 매일 밤 3m 길이의 캔버스를 펼쳐놓고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전시가 끝날 때까지 그림을 조금씩 완성해 나간다. 9월12일까지. (02)540-4408

 

자료 출처_스포츠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