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라이스와 짜장면

2009. 7. 23. 15:14카테고리 없음


 

카레라이스와 짜장면

                                                               김원자 (COPAN 主幹)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식은 아마 짜장면일 것이다. 하루에 무려 700만 그릇이 소비된다고 한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대표적인 서민음식이다. 한국의 짜장면에 해당하는 일본 음식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라멘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카레라이스를 추천하고 싶다. 카레 가루의 소비량이 인도에 이어 세계 2위라고 하니 일본인의 카레 사랑은 놀랍다.

우선 카레라이스와 짜장면의 공통점은 다 같이 다른나라에서 들어와 원조국보다 더 발달해버린 음식이란 점이다. 인도에 가서 카레라이스 찾기가 어렵듯이 지금 중국에 가서 짜장면을 먹을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카레라이스는 인도에서 영국을 거쳐 약 100년전 일본에 들어와 확실한 일본음식이 되어버렸다.

짜장면 역시 중국인 화교 우희광씨가 1905년 인천항구 부근에 연 ‘共和春’에서 시작해 6.25전쟁 후에 양파와 고기를 넣고 춘장을 좀 더 묽게 만들어 '한국식 짜장면'을 만들어 판 것이 시초다. 짜장면은 이상하게 중독성이 있다. 잊어버릴 만하면 다시 먹고 싶어지고, 비싼 중국식 코스요리를 먹고서도 마지막엔 짜장면 한 접시라도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음식이다.

일본인들에게 짜장면과 같은 중독성음식이 카레라이스라는 것을 나는 최근에야 알았다.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제일 많이 찾는 게 카레라이스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랴. 한국에서 카레라이스는 서양식레스토랑이나 인도식당에서 비싸게 팔거나 아니면 인스턴트재료로 만들어 맛이 별로인 두 가지 종류뿐이다. 내가 아는 일본인 오다씨는 오죽하면 한국에 와서 자신이 직접 카레라이스가게를 내고 싶다고까지 했다.

좋은 일이다. 나는 농협에서 부장으로 있는 오다씨가 한국에 와서 진짜 맛있는 카레요리를 선보여 줬으면 한다. 물이 고이면 썪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도 자꾸 흐르고 섞여져야 발전을 한다. 10대 항암식품으로 선정된 카레가 한국의 인삼이나 마늘을 만나 세계 최고의 건강음식으로 새롭게 꽃을 피울지 누가 어떻게 알겠는가.

‘오다부장의 카레라이스 가게’를 기다린다.